나의 詩 습작실

° 십자가

가산(佳杣) 2007. 11. 17. 02:13

°  십자가  / 가산(佳杣)

 

내 어릴적 산등성이 집 앞 길로

어린동무 마주하며 꿈나무 되었던 곳

저녁놀 웃음삼아 아랫마을 내어보면

하나씩, 둘씩 피어지던 붉은 심장들

어린 가슴 가엔 꽃처럼 아름다웠건만

달려가지 못하고, 손을 내어 잡아보지 못하고

한 참의 세월 속으로 숨어지고만 시절

 

복음이 무엇인지, 구원이 무엇인지

알턱이 있었겠느냐 만은

그시절 십자가를 동무와 세어보며

손꼽아 배워보던 숫자세기 그림 놀이

유치원 동무들은 알 수 없던 애달픔의 고운 숫자

무수한 시간의 흐름으로 한 자락 피어진 것

 

하나의 구원 기쁨으로

하나의 은혜 복음으로

 

사라진 동네마저 기억에 없다 만은

내 기억 저편에는 붉은 심장 남아지던

밤길을 비추던 십자가 그 십자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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